세계 최고라는 자부심이 강한 미국의 ‘심장부’ 맨해튼에서 후진국형 가스누출
폭발사고가 발생하자, 뉴욕시는 물론 미국 전역이 충격에 빠졌다.
12일 오전 9시 30분께 맨해튼 이스트할렘에서 건물 2채가 ‘펑’ 소리와 함께
폭발하며 완전히 무너져내렸다. 폭발음이 1마일(약 1.61㎞) 밖에서까지
느껴질 정도로 충격은 컸다.
빌 더블라지오 뉴욕시장은 “가스 누출에 따른 사고로 보인다”면서
“사고 빌딩에 가스를공급하는 업체인 콘솔리데이티드 에디슨이 폭발 15분 전인
9시15분께 신고를 받고 관계자들을 현장에 보냈지만
이들이 도착하기 전에 참사가 발생했다”고 전했다.
콘솔리데이티드 에디슨은 사고 아파트에 대한 가스 공급을 중단했다.
사고가 난 빌딩이 자신의 지역구에 있는 찰스 랭글(민주·뉴욕) 하원의원은
“가스 공급 업체가 (가스) 냄새가 났다는 신고를 접수했다”면서
“테러 가능성을 염두에두지 않아도 될 것 같고 가스 누출 같다”고 말했다.
주민인 애슐리 리베라는 뉴욕데일리뉴스에 “최근 몇주동안 가스 냄새가 많이 났다”고
말했고 소방당국은 사고 직전 3차례 화재경보 신고를 접수했다고 밝혔다.
이날 사고로 최소 3명이 사망하고 60여명이 부상을 입었다.
아직 실종자 9여명이 남아있어 앞으로 사상자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CNN과 뉴욕타임스(NYT) 등은 최소 3명이 사망하고 부상자는 63명이라고 보도했다.
사망자 가운데 1명은 맨해튼에 있는 공립대학의 보안요원이라고 학교측이 확인했고,
나머지 두명의 신원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고 CNN은 전했다.
또 사법당국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9명이 실종 상태라고 덧붙였다.
뉴욕소방국 관계자들은 “부상자 중 2명은 생명이 우려될 정도로 다쳤다”고 말했고
무너진 빌딩 잔해 속에 매몰자들이 있을 수 있어 사상자가 더 늘 것으로 예상된다.
사고 현장은 순식간에 아비규환이 됐다.
무너진 건물 잔해가 도로와 주차돼있던 차량 위로 떨어지면서
지나가던 행인들까지 덮쳤다. 목격자들은 직후 건물 잔해 속에서 구원을 요청하는
피해자들의 목소리가 연이어 들렸다고 증언했다.
사고 당시 택시를 타고 현장을 지나갔던 마뉴엘 발데스(32)는 뉴욕타임스(NYT)에
“기차가 떨어지거나 폭탄이 터지는 줄 알았다”며
건물 붕괴로 인한 충격으로 “택시 유리창까지 깨져버렸다”고 상황을 전했다.
이번 사고로 붕괴된 건물 주변의 차량과 건물의 유리창도 산산조각이 났다.
파편은 현장에서 3블록 떨어진 곳에 발견됐으며, 폭발음이 10블록 밖에까지 전해졌다.
이 때문에 지난 2001년 ‘9ㆍ11테러’를 떠올린 뉴욕 시민들은 공포에 휩싸여 현장에서
최대한 멀리 떨어지기 위해 내달리는 풍경이 연출되기도 했다.
당국은 사고 직후 현장에 200여명의 소방관과 10여대에 가까운 소방차를 출동시켜
화재 진압과 구조 작업을 펼쳤다. 헬기와 무인기(드론)를 동원해 사고 현장을 살폈으며
구급차로 부상자들을 병원으로 이송했다.
또 당국은 사고 현장 인근의 전철 운행을 중단시키고 인근 도로를 폐쇄하는 등
차량 운행을 통제시켰다. 이에 따라 교통 혼잡도 빚어졌다.
한편, 뉴욕총영사관은 이번 폭발에 따른 한국인이나 교민의 피해 상황을 파악하고
있는데 현재까지 한국인이나 교민 희생자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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